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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코의 제주 탐방 22] 추사 김정희 선생 유배지

작성일 : 2020-12-03 06:07

 
 

과거에 '사람은 한양으로, 말은 제주도로'라는 말이 한동안 유행했다. 제주도는 사람 대접을 못받는 말이나 사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제주도가 국사범들의 유배지로 차별받던 시대에 생겨난 말이다. 요즈음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의 시국이 어수선하다. 법리적 판단과 엄중함으로 품격과 권위를 가장 모범적으로 지켜야 하는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서로가 정의롭지 못하고 위법한 행동을 했다며 으르렁거리고 대치하는 상황이다. 국민과 국가를 위한 공복이라는 가치관은 상실되어 가고 있고, 국민은 혼란에 휩쌓여 좌우로 크게 대립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행복강사 일행은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행복 코디네이터들과 함께 대정읍성 동문자리 안쪽에 자리잡은 추사 선생의 유배지와 추사 기념관을 찾아 보았다. 추사 김정희 선생(1786~1856년)이 이곳에서 8년 3개월 가량 머물면서 고난의 행군을 의미있게 활용했던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추사 김정희는 영조대왕의 사위였던 김한신의 증손으로 태어났다. 지금부터 250여년 전에 귀족의 가문에 태어난 금수저였다. 그는 34세라는 늦은 나이에 문과에 급제하였다. 그러나 역시 금수저 가문이었기에 고속 승진을 하였고 성균관 대사성과 이조참판 등의 벼슬을 지냈다. 하지만 역사가 보여주는 일반적인 원칙은 추사 선생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권력의 혜택은 영원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에 해당할까? 헌종 6년 55세 되던 해에 동지부사로 임명되어 중국행을 앞두고 안동김씨 세력과의 권력 싸움에서 참패하고 말았다. 그에게 강요된 것은 말이나 키우는 제주도 유배였다. 권력을 빼앗기면 멸문지화를 당하고 만다는 것을 전직 대통령들의 말로를 통해 우리는 체험하고 있듯 말이다.

 

 
 

권력의 한 복판에서 이른바 아웃소싱을 당하고 유배를 가야만 했던 추사 선생은 유배 초기에 포도청의 부장인 송계순의 집에 머물었다. 그러다가 몇 년 뒤 강도순의 집으로 유배 거처를 옮기게 되었다. 강도순의 집은 1948년 제주도 4·3사건 때 불타버리고 빈 터만 남았다가 강도순 증손의 기억을 되살려 1984년에 복원한 건물이다. 과거에 화려했던 권력자의 유배지에서 그는 이제 보이지 않지만 그의 흔적은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추사 선생은 제주 유배 생활을 하면서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추사가 추사 선생이 된 것은 제주 유배생활 덕분이다. 그가 권력의 핵심에 있을 때 보다도 유배형에 처한 죄인이 되어 있을 때 비로소 그는 대학자로서의 빛을 발했다. 추사 선생은 그 유명한 추사체를 유배지에서 완성했다. 당대에 학자들에게 비난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철학이 담긴 서체의 완성도를 높여 나갔고, 그것이 바로 중국인들도 놀라워하는 아름다운 품격이 담긴 추사체이다. 추사 선생은 국보 180호인 '완당세한도'를 비롯하여 많은 서화를 남겼다.

 

 
 

추사 선생이 제주도로 귀양살이를 와서 제주민들의 스승이 되어 서예와 유학과 서학을 가르치며 제주에서 유배생활을 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함이 아니다. 권력의 헤게모니에서 승자는 적법한 공권력의 행세자가 되고 패자는 승자가 휘두르는 망나니 칼에 목이 잘릴수도 있는 오늘날 피비린내 나는 대한민국의 2020년대 정치판을 이야기 하고자 함이다. 도대체 내로남불이라는 깨어진 안경을 벗어던지고 서로를 동료로 생각하며 '합력하여 선을 도모하는' 착한 정치인들은 생겨날 수 없는 것일까?

 

 
 

지금 대한민국은 전직 대통령들을 역사의 죄인으로 단죄하여 잡아 가두고 있다. 이러다가는 현 대통령도 임기를 마치고 만일 정권이 뒤바뀐다면 전직 대통령들의 불행을 그도 직면하는 아픔을 겪을지도 모른다. 이런 불행의 반복으로 결국 등이 터지는 것은 국민이고 서민들이다. 깨어있는 국민은 어느 특정인을 구세주로 여기고 지지하지 않는다. 국민은 오래가지 않아 정치인을 잊어 버린다. 오로지 현실에서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치를 하는 착한 정치인을 존중할 뿐이다. 추사 선생이 권력자로 있을 때보다 학자라는 본연에 취해 지낼 때 비로소 존경받는 업적이 쌓여지게 되었듯이, 진정으로 국민의 행복 보다는 집단이기주의나 사리사욕에 눈먼 정치꾼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자손만대에 욕먹지 않는 지혜로운 선택일 것이다. 

 

 

 

글 / 뉴스포털1 전국방송취재본부장 김용진 교수

(국제웰빙전문가협회, 행코기자단, 행복 코디네이터, DNA힐링센터)

동행취재 / DNA힐링제주센터 센터장 오순금 행코 책임교수, 제주경찰청 이대성 행코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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